총회장 전용화장실 설치의 문제점

가 -가 +

이정환목사
기사입력 2019-11-15 [12:23]

 

    

▲     © 편집인



 

총회창립 100주년 기념관이 1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준공되었다. 테이프 커팅도하고 기념잔치도 끝나고 유관부서들이 입주해서 새로운 분위기에서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새로운 건물에서 총회 업무의 효율성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렇게 입주한 기념관에 대한 참으로 듣기 민망한 소리가 들리는 것은 어떤 까닭인가?

 

새로운 총회건물을 신축하여 어느 재벌 회장실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넓게 잘 꾸며진 총회장실과 부총회장실을 볼 때 일반 교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넓고 큰 총회장실도 민망한데 뜬금없는 총회장 전용화장실 타령이 웬 말인지 모르겠다. 총회장 김태영목사는 기념관건축위원회에 총회장실에 전용 화장실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고 건축위원장인 지용수목사는 총회장의 요구를 수용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고층 복합 건물의 화장실은 대부분 각층이 동일한 위치에 설치한다. 오수관을 직립으로 만드는 것이 배수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건축된 100주년 기념관도 동일한 방법으로 설계되고 시공되었다. 만약 현재 총회장실에 별도의 화장실을 설치하려고 하면 바닥을 뚫고 천정을 뜯어 오수관을 꺾어서 공용화장실까지 연결해야 한다. 특별히 난공사도 아니고 돈과 시간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왜 총회장실에 전용화장실을 설치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총회장실이 너무 크고 넓어서 공동화장실까지 가기가 멀어서 그런 건가? 아니면 예전에 없던 부총회장실까지 만들어서 사용하기 때문인가? 공동화장실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다면, 그래서 가는 도중에 실례를 할 소지가 있다면 고려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처음 설계를 할 때 화장실 위치가 이만하면 모든 사람들이 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객관적인 판단을 근거로 설계되고 시공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총회장실이 너무 넓고 크기 때문에, 그래서 화장실까지 거리가 너무 멀다면 총회장실과 부총회장실을 호장실 가까이 재배치하고 줄이거나 폐쇄하고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왜 김태영 총회장은 전용화장실 설치를 요구했을까?

 

총회 임원회 업무의 효율성을 고려해서인가?

 

임원회를 하다가 용무가 급한 사람이 생기면 회의 진행이 어려우니 화장실을 가까이 두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남녀, 공용화장실로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못할 것이니 여 임원들을 위해서 여성 화장실도 함께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업무의 효율성 문제가 아니라면 총회장이나 임원들 자신은 특별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총회 직원들과 화장실을 어떻게 함께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이유때문인가? 그런 이유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사고방식은 1990년대 미국 사회의 유색인종 화장실을 연상케 한다. 날마다 인권을 부르짖는 사회에서 특권의식, 그것도 한국기독교 장자교단을 부르짖는 통합 교단의 총회장과 임원들이 특권의식을 가지고 전용화장실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우리 모두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임 총회장제를 고려해서?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전임 총회장 직제를 염두에 두고 전용화장실을 만들어라? 아니 설령 전임총회장제가 실행된다고 할지라도 전임총회장은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면 안 되는 것인가?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을 배려해서?

 

총회는 교단 내 사람들뿐 아니라 외부 인사들과 외국 인사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그래서 총회장도 면담하고 필요한 업무도 보고 간다. 이런 외부 손님들을 배려한 것이라면 국, 내외 인사 모두가 전용으로 사용하는 외부인 전용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런 외부인 화장실이라면 총회장실 내에 설치해서는 안 된다.

 

부채로 세운 교단창립 100주년 기념관,

 

교단창립100주년 기념관은 전체 공사비가 정확하게 얼마나 들었는지 필자는 잘 알지 못한다. 처음 예상 공사비는 120억원을 잡았는데 지난 104회 총회에 기념관건축위원회가 보고한 보고서에 의하면 건축 회계보고에 2019. 6. 30, 현재 총 공사비지출이 약 89여억 원에 이르고 이중에 차입금은 무려 59억여 원이나 된다고 보고하였다. 사무실 집기나 부대경비를 포함하면 넉넉히 100억 원이 든 것 같다. 보고서 내용대로라면 차입금(부채) 비율이 총 공사비의 무려 60%에 이른다.

 

2019. 8. 20 한국기독공보 보도에 따르면 건축위원회는 재원 마련을 위해 입주 기관 및 단체에게 한 층 당 13억원을 장기전세권으로 인정, 40억원에 가까운 차입금(장기전세금)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지난 5월 준공에 필요한 재원 15억원을 시중은행에서 고정금리 3.3%, 3년 만기로 대출했다고 보도하였다. 건축에 필요한 총 차입금은 총 68억으로 총회에 보고한 것보다 무려 10억 가까이 더 늘어난 것이다.

 

건축비가 부족해서 전국교회에 할당까지 해서 공사비를 각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회장실 전용화장실을 만들어 내라는 참으로 어이없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기념관건축위원회는 전국교회 앞에 건축회계 결과를 정확하게 보고해야 한다.

 

이렇게 많은 부채를 안고 출발하는 새로운 100주년 기념관이 또 부채를 얻어서 총회장 전용화장실을 설치하라고 지시하는 총회장이나 총회장의 지시대로 화장실 공사를 검토하고 있다는건축위원장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총회장이나 건축위원장 정도 되면 먼저 새로 입주한 건물을 사용하는 직원들이나 관계자들이 건물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이나 혹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묻고 살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김태영 목사는 부총회장 후보 시절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한 뒤에도 한국교회는 여전히 대사회적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총회는 권위를 잃고, 교세는 날로 줄어들고 있으며, 기독교는 위중한 때를 맞이했다. 사회가 (우리의) 자정 능력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자신이 총회장이 되면) 한국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총회를 혁신하여 교회를 떠난 교인들이 교회로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다고 공약 하였다.

 

총회장 전용 화장실 설치가 김태영 목사 후보 공약을 실현하는 방법인지 의문이 간다. 속담에 이르기를 말을 타면 종을 부리고 싶다고 한다는데 총회장이 되고 보니 자신이 일반인들과는 다르다는 착각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중이 염불에는 힘쓰지 않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격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정환목사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기독공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