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계와 정치 지도자, 링컨에게서 배워라

정치든 교계든 ‘포용과 통합의 가치’로 미래를 향해 전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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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목사(기독교 시사평론가)
기사입력 2020-10-1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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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하지 못하는 정치와 교계

 

한국 사회가 리더십 부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치와 교계의 리더십 부재는 매우 심각하다. 정치와 기독교계는 포용과 통합의 가치가 매우 중요한 집단이다.

 

정치의 분열과 교계의 분열은 화해와 일치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정치는 진영논리의 볼모가 되어 권력의 파쇼적 성격을 드러내고, 교계는 교리적 혹은 교파 상호 간 이해관계로 여러 단체가 등장하여 어떤 교단이나 연합 단체도 교계 연합의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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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특정 교단의 경우 총회가 합법적 목회승계(Pastoral Succession)를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교단 내 일부 엘리트 그룹들을 중심으로 지속적 반대 운동을 펼치면서 교단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화해와 일치가 생명인 정치와 교계의 이런 모습은 리더십 부재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현상이다. 한국 사회는 지금 어느 때보다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시기와 반목 그리고 분열의 과도한 진영논리는 결코 화합을 이룰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링컨의 두 이야기는 우리에게 포용과 통합의 가치에 대한 귀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I. 경쟁자를 포용한 링컨의 리더십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음에도 혹평과 조롱을 받은 링컨

 

1860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링컨의 경쟁자들은 뉴욕 상원의원 윌리엄 소워드(William H. Seward), 오하이오 주지사 살몬 체이스(Salmon P. Chase), 그리고 미주리주의 유명한 노정객 에드워드 베이츠(Edward Bates) 였다.

 

링컨은 그들이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소유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기에 후보지명전의 승리를 기대하진 않았다. 어찌 보면 워낙 실패를 많이했던 링컨이었기에 당연한 생각일 수 있었다.

 

링컨의 경쟁자들은 19세기 초 수십 년간 북부에서 큰 야망을 품고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모두가 법학을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었고, 그 후에 정치에 입문하여 이름을 떨쳤다.

 

그 당시 미국 사회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태어났던 조그만 시골을 떠나 기회와 모험을 추구하며 빠른 성공을 꿈꾸며 살아갔던 수많은 젊은 사람들의 이상적인 모델이었다.

 

놀랍게도 최약체 후보였던 링컨이 후보 지명전에서 승리했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결과였다. 링컨의 경쟁자들은 잘못된 사람이 선택되었다고 믿었다.

 

무명의 링컨이 후보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비교적 무명인 링컨이 선택되었다; 우리는 냉정하고도 슬픈 결과를 들었다.

 

 

 

  에머슨

 

그것은 이처럼 불안한 시기에 신뢰를 무덤에 묻는 것과 같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것처럼 여겨졌다라고 다소 조소가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링컨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음에도 능력 있는 그의 경쟁자들에 의해 혹평을 받아야만 했다.

 

정치 천재 링컨의 포용

 

이제 미국의 관심은 워싱턴 정가에 인맥이 없는 그가 어떻게 초대 내각을 구성할 것인가에 있었다. 링컨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자신도 놀란 충격적 결과와 여론의 흐름을 고려할 때 상식을 뛰어넘는 대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오랜 시간 인간적 고뇌와 깊은 생각에 잠겼고, 매일 하나님 앞에서 지혜를 간구하며 그만의 고독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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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링컨이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첫 내각을 구성했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사실 링컨은 오랜 시간 링컨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정을 했다. 그는 자신의 유명한 정치적 경쟁자들을 그의 내각에 불러들임으로써 그들을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요 가족으로 만들었다.

 

소워드(Seward)는 국무장관이 되었고, 체이스(Chase)는 재무장관, 그리고 베이츠(Bates)는 법무장관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링컨은 남아 있던 내각의 또 다른 자리에 상대당인 민주당의 세 명의 정치인들을 임명했다.

 

훗날 링컨의 해왕성”(Neptune)이라고 불렸던, 기드온 웰스(Gideon Wells)는 해군장관(Ssecretary of the Navy)으로, 몽고메리 블레어(Montgomery Blair)는 우정장관으로, 그리고 링컨의 화성”(Mars)인 에드윈 스탠톤(Edwin Stanton)은 전쟁장관(Secretary of War. 오늘날 국방장관에 해당. 필자) 으로 임명했다.

  

링컨의 초대 행정부를 구성했던 인물들은 모두가 링컨보다 더 잘 알려져 있고, 더 나은 교육을 받았고, 공적 생활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았던 당대 최고의 인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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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내각을 자신의 경쟁자들과 반대당의 리더들로 구성한 링컨은 정치적 천재가 아닐 수 없다. 훗날 링컨의 경쟁자들 가운데, 스워드는 대통령으로서의 명목상 역할을 내어 버린 링컨의 의도를 재빨리 깨닫고, 그의 뛰어난 자질에 감동하며 가장 가까운 친구요 조언자가 되었다.

 

베이츠와 스탠톤 역시 그들의 지도자로서의 링컨의 훌륭한 면모를 발견하고 링컨을 완벽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리더의 포용은 연합과 화해를 이루게 하는 위대한 힘

 

링컨은 경쟁자들과 반대당의 리더들까지 자신의 정치적 가족으로 만드는 포용력을 보여주었다. 반대자들을 끌어안은 링컨의 리더십은 훗날 노예해방을 선언하며 미국의 역사를 바꾼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링컨은 자신의 확신을 믿었다.

 

어두웠고 불안했던 시대의 극복은 오직 연합과 단결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러한 자신의 확신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던 것은 링컨이 보여준 포용의 리더십이었다.

 

리더의 포용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가 확고할수록 더 커지고, 서로의 차이를 넘어 소통의 공간을 더욱 넓혀줌으로써 경쟁자들에 대한 관용을 허락하고, 추종자들의 신뢰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준다. 리더의 포용은 다름과 차별의 벽을 허물어 연합과 화해를 이루게 하는 위대한 힘이다.

 

II. 진영의 논리를 넘어 통합의 가치를 구현한 링컨

 

대통령 재선과 남북전쟁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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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년 여름. 링컨은 무더운 날씨에 땀에 뒤범벅이 된 채 전쟁을 이끌었다. 남북전쟁은 애초 링컨의 계획과는 달리 3년 반 동안 계속되었다. 그해 11월에 링컨은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만 했다.

 

링컨의 재선이 불투명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링컨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북부 사람들은 긴 전쟁에 지쳤고 그들은 화평을 약속한 남부의 조지 맥클리언 장군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링컨의 참모들은 노예해방선언을 폐기하고 전쟁을 중단해야 11월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링컨은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 북부진영의 이해와 논리를 수용해야 할지 아니면 노예해방과 남북연합을 통해 미국의 통합이라는 위대한 가치를 실현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느 날 아침 햇살이 비치는 높은 창문이 있는 방에서 링컨은 개인적인 염려를 다음과 같이 썼다. “정부가 재신임을 얻지 못할 가능성 크다. 그러면 선거일과 취임일 사이에 연방을 구하기 위해 대통령 당선자에게 협력하는 것이 내 임무일 것이다. 상대방은 연방을 구한다는 명분으로 당선되겠지만 아마 연방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선의 이익 보다 자신의 희생을 통한 통합의 가치를 선택한 링컨

 

링컨은 재선의 불안감 가운데서도 북부진영의 논리를 따르지 않았다. 그는 하나의 연방을 위한 자신의 희생과 의지를 더욱 강하게 다졌다. 그는 전쟁의 승리를 위해 50만 명의 추가 징병을 요청했다. 링컨의 결정은 자신과 공화당을 정치적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었다.

 

북부의 언론들은 링컨이 11월 선거 전에 위협적인 징병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그는 열 두 번도 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링컨은 자신의 정치적 진영의 이해와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이 이 문제를 잘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내가 패배하더라도 이 결정을 미룰 수 없다. 나라가 없다면 대통령직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링컨은 두려웠지만, 노예해방과 남북연합의 통합이라는 위대한 가치와 목표를 향한 사명의 발걸음을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그해 그 고통스러운 여름에 링컨은 이렇게 고백했다. 하나님의 뜻대로 되겠지만 나는 남북전쟁을 향한 그분의 태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남북전쟁 없이도 연방군을 구할 수도 있고 파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왕 시작하셨으니 최후의 승리를 언제든지 어느 쪽이든 안겨 주실 것이다. 아직은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하나님의 뜻은 북부나 남부의 생각과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링컨은 전쟁의 결과 누가 이기든 그것은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다는 믿음의 고백으로 남북전쟁의 분열 속으로 더 깊이 뛰어 들어갔다. 그는 진영을 위해 전쟁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진영이 하나로 통합되는 역사적 사명을 위해 전쟁 속으로 달려들어갔다.

 

진영논리를 피하고 위대한 통합의 가치로 재선에 승리한 링컨

 

 

 게티스버그 연설

 

그해 11월 링컨은 불확실성의 짙은 안개를 거두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해 대통령 선거는 노예해방과 남북연합의 거대한 목표의 방향이 결정되는 사건이었다.

  

링컨은 이 사건의 역사적 주인공으로 다시 일어섰다. 링컨이 자신의 진영의 논리를 따라 노예해방선언을 폐지하고 추가 징병 반대에 굴복했다면 그는 재선에도 실패했을 것이며 연방의 통합은 영원히 해결되지 못한채, 해리 트루먼이 언급했듯이 연방은 6개로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다.

 

링컨은 자신의 진영을 위해 전쟁의 승리를 바라지 않았다. 그는 북부진영의 논리를 뛰어 넘어 미연방의 통합이라는 위대한 사명을 향해 재선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 전진했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마저 포기하고 오직 통합을 위해 헌신했던 링컨의 리더십은 오늘 우리에게 많은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III. 링컨의 리더십에서 배우는 교훈

 

우리는 좌우 진영의 날카로운 대립과 갈등, 국민여론의 분열로 매우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혼돈과 위기의 상황일수록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진영을 뛰어넘어 국민통합의 브리지(bridge)가 되어야 한다. 통합을 위해 진영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사회에서 영원한 권력, 영원한 집권은 존재할 수 없다. 오직 국민만이 영원한 권력이다. 국민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국가의 안보를 위해 권력을 바꿀 수 있다.

 

선택은 국민이 한다. 좌우 진영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편에 서 있으면 권력은 정직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사용된다. 국민통합을 위해 진영을 뛰어넘는 용기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교계의 리더십

 

교계의 리더십 역시 마찬가지다. 교계의 연합과 교단 내 화해와 일치는 특정 엘리트 그룹이 이끄는 것이 아니다.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에 의해 총의가 반영된 결정을 총회가 내리면 자신들의 견해와 다르다 해서 그것을 부정하고 지속적인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교단에 해악을 저지르는 것이다.

 

민주적이며 거룩한 공교회는 우선적으로 개체교회의 자율성, 그리고 성도들의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존중한다.

 

교회는 성령에 의해 창조된 하나님의 백성의 거룩한 공동체이기에 성령 안에 존재하는 개체교회의 신앙과 양심의 자유에 따른 선택은 어느 누구도 방해하거나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은 성령의 역사를 거스르는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

 

링컨은 어두웠고 불안했던 시대의 극복은 연합과 단결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누군가에 대한 배제는 또 다른 배제를 낳게 된다. 링컨의 리더십은 배제가 아닌 포용을 통해 통합의 가치를 실현했고, 미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초석이 되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만약 링컨이 실패했더라면, 지금 우리는 6개의 나라로 나뉘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링컨의 자기희생적인 리더십이 진영의 논리를 넘어 통합의 위대한 역사를 완성했음을 높이 평가하는 말이다.

 

정치든 교계든 포용과 통합의 가치로 미래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십자가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막힌 담을 허물고 화해와 일치를 이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배제가 아니라 포용으로서의 사랑을 우리에게 증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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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기독교 시사평론가이자 크리스천 리더십 전문가로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목회자가 되기 전에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정당의 부대변인과 당대표 공보특보를 역임했다. 4년 전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TV조선과 연합뉴스TV에서 패널로 활동하고, 내외뉴스통신의 편집인겸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STEP으로 리드하라>, <팔복으로 리드하라>와 <비전 21 한국정치: 개혁·세대교체·통일>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학부(신과), 대학원(정외과, 석박사과정)을 졸업하고 언더우드가 졸업한 미국 뉴브론스윅신학교에서 신학석사과정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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